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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조명 달린 첼로 허리에 찬 ‘여전사’[출처] 이상희 - 첼로 허리에 찬 ‘여전사’


“제 삶이란 한 마디로 ‘전화위복’인 것 같아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 속에서 길을 찾으려고 했고 어려움은 늘 제게 또 다른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무대와 객석의 불이 꺼지고 객석 뒤편에서 들려오는 첼로의 선율. 어둠을 가르는 것은 음악만이 아니었다.

살아갈수록 더 억척스러운 삶   대구시향의 첼리스트인 이상희(42)씨, 그녀가 최근에는 전자 첼리스트 이상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첼로를 허리에 차고 무대를 가로 지르며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그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첼로의 조명등이다. 첼로에 달린 색색의 LED조명등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던 것. 이렇게 전자 첼로에 조명등을 달고 연주를 하는 첼리스트는 세계에서 그녀가 최초다.     그녀가 처음 첼로를 잡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첼로를 공부하던 사촌 언니의 영향으로  시작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하루 꼬박 8시간 이상 첼로를 켜는 등 연습에 매달린 덕분에  대구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시향 단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부산시향은 서울시향 다음으로 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섬유업을 하던 아버지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몰랐지만 어릴 적 아버지의 이혼으로 새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설움도 많이 받았다. 부산시향을 떠나 다시 대구시향에 다시 둥지를 틀게 되면서 그녀는 자립을 결심한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구체적인 그림은 없었지만 언젠가는 내 일을 하겠노라 마음먹었었고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노점상부터 시작해 뒤이어 포장마차, 연주복 전문점, 강사, 음식점, 연습실 대여 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었다. 1997년 구제금융의 여파로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자 그녀는 더 억척스러워졌다.     “아버지 공장이 한순간에 넘어가는 것을 보고 돈이 참 신기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력 없이 돈으로만 쌓은 것은 사상누각이라고. 오직 믿을 수 있는 것은 실력뿐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늘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하다   오전에는 시향에서 첼로를 켰지만 오후가 되면 다시 노점으로 때로는 포장마차, 식당 등 또 다른 일터로 향했다. 세차장 한 편에 세를 얻어 조개구이 포장마차를 했을 때는 돈도 제법 벌렸다. 그런데 주인인줄 알고 한 계약이 이중계약으로 밝혀지면서 4개월 만에 포장마차를 걷어야 했다. 그 후 시도했던 여러 일들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 와중에 결혼을 하고 또 이혼도 했다. 그때 돌파구로 찾았던 것이 바로 전자 첼로다.   처음부터 그녀가 직접 솔리스트로 나선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전자 현악단을 만들어 운영자로 매니저로 활동했다.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며 홍보를 하고 무대를 마련했지만 한 단원이 돈을 횡령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팀은 해체되고 실의에 빠져있던 그녀는 자신이 직접 연주자로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어요. 이전까지 주로 첼로를 세워두고 서서 연주했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죠. 무대에서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고, 첼로의 핀을 없애서 허리에 찼죠. 그리고 조명을 달았어요.”   그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무대는 이내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무대를 원했고 대구시향이 정기적으로 벌이는 ‘찾아가는 음악회’의 단골 게스트가 되었다. 클래식계의 이단아에서 이제 주목받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현재 새로운 악기를 개발 중에 있다. 청각장애인들이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거기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뭉쳤다. 그녀와 조명기기기 회사 사장, 발명가 등.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지금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것. 그것이 그녀가 꾸는 거대한 꿈이며 또 다른 도전이다.

                                                                                             글 정경은 기자/ 사진 레코디지털

[출처] 이상희 - 첼로 허리에 찬 ‘여전사’|작성자 엠플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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